이번 먹로그는
“익숙함 위에 낯설음이 쏟아지는 라멘”
에 관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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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도라는 곳이죠 여긴.
평일 오후 1시 즈음 방문했구요.
예전에는 하나모코시라는 이름으로 이미 유명했던 라멘집입니다.
지금이야 입간판이라도 있지, 이전에 방문했을 때는 대체 뭘 보고 찾아오는 건지 궁금할 지경이었는데 ㅎㅎ
암튼 입간판 보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런 시간이 멈춘 듯한 장소가 나옵니다.
다행히 노웨이팅으로 바로 입장!
메인 메뉴라고 할 것은 딱 두 가지.
그 중 토리소바를 고릅니다.
일단 기본 옵션으로 하고, 별도로 들기름 면추가를 주문!
여기에는 날계란 노른자 하나 추가해줍니다.
가게의 사장님이 바뀌었지만, 가게 내부는 그대로입니다.
옛날 일본인이 살던 가옥을 그대로 식당으로 썼다고 들었는데,
그래서인지 뭔가 옛날 집 같은 느낌도 좀 나죠?
자리는 바 테이블이 대략 10석 정도.. 있습니다.
점원은 두 분이서 열심히 만들고 주시고 하십니다.
요리사는 대충 등으로 말한다 어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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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음식이 나왔습니다!
반찬으로 오이 절임과 같이 주시구요.
이 오이 절임은 뭐랄까.. 오이 소박이에 고춧가루를 뺀 느낌?
꽤 짭짤합니다 ㅋㅋ
라멘에는 면과 더불어 닭가슴살, 계란, 죽순, 대파 등이 보입니다.
국물 색은 어두운 노란색이구요.
꽤 정갈하게 차려진 느낌.
국물을 떠보니 못 보던 친구가 있네요?
아주 조그마한 건새우가 들어있습니다.
국물의 점도도 그렇고.. 꽤 맑다는 느낌이었는데요.
아마 이 새우를 비롯한 어패류 육수와 함께 닭 사골 육수를 섞은 것 같습니다.
그치만 맛은 진하고 담백했습니다.
면은 꼬들한 호소멘이라 제 취향이었구요.
닭가슴살 차슈는 수비드한 것 같은데, 일단 처음 시작은 차갑게 나옵니다.
국물에 적셔 점차 따듯해짐에 따라, 마늘향이 훅 들어오는 매력이 있었어요.
죽순은 멘마라고 하는 친구일텐데, 흔히 보기 힘든 죽순의 모양이 살아있었습니다.
간장과 식초의 맛이 전체 음식의 맛이 비해 다소 날카로운 편이었구요.
식사 도중에 카에다마, 즉 면추가를 요청하면 바로 내어주십니다.
노른자는 따로 나왔어요.
조심스럽게 노른자를 올려봅니다.
가운데 떨어뜨리려고 했지만 어림도 없이 미끄러짐 이슈..
톡 터뜨려서 비벼줍니다.
들기름의 향, 그리고 약간의 흙내음이 매우 강렬하구요.
맛은 ㅋㅋㅋ 딱 들기름 막국수의 그 맛..
약간 거칠게 느껴지는 들깨의 껍질 식감, 그리고 쫀득한 면의 식감이 느껴집니다.
라멘에 들어가는 면과 같을텐데 어쩜 이리 면의 식감이 다를까.. 싶었는데,
남은 라멘 국물에 추가한 면을 섞어서 먹어보니 다시 꼬들한 식감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면의 식감보다는, 표면에 묻은 전분기와 기름의 식감 때문에 차이가 났었나봐요 ㅎㅎ
새삼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아울러 들기름과 닭 육수가 잘 안 섞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부드럽게 섞여서 참 좋았습니다.
해치웠다!
닭 사골로 국물을 내어 만들어낸 라멘은 꽤나 익숙하죠.
그러나 그러한 익숙함에 요리사의 고민이 더해질 때,
그 익숙함은 전에 없던 낯설음으로 뒤덮이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런 낯설음이 전혀 불편하지 않았던 한 그릇이었습니다.
그럼 모두 맛있는 하루 되세요!